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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코인 시장에서 살아남기

   한때 시장가치 10위에 빛나던 김치 코인 루나(LUNA)가 여러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하다. 나는 루나가 무엇인지 모른다. 사실 BTC, XRP, ETH 등 메이저 코인을 제외하고는 무슨 종류의 코인이 얼마나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투자 포트폴리오의 40% 비중을 코인에 투자하고 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

나는 이름도 모르는 코인을 매일 사고 판다.

   주식에서 성공하는 방법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좋은 주식을 사서 수면제를 먹는 것’이다. 물론 이것도 전부 맞는 말은 아니지만 주식에서는 PER, PBR, 주가 상승률, 영업이익 상승률, GP/A, 현금흐름, ROIC, 내, 외부 성장률 등 다양한 요인들을 통해 좋은 주식을 어느 정도 고를 수 있다. 그리고 사놓고 수면제를 먹는 것, 동인도회사 때부터 주식이라는 자산군은 지금까지 무조건 우상향했기 때문에 그것 또한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코인은 두 가지가 모두 어렵다. 좋은 코인은 무엇일까? 좋은 블록체인 기반의 코인일까? 역사가 오래된 코인일까? 실용성 있는 코인이 좋은 건가? 스테이킹 보상을 많이 주는 코인이 좋은가? 안정성이 보장된 것? 전송 속도가 빠른 것? 응용할 수 있는 분야가 넓은 것? 가격이 높은 것? 낮은 것? 가격이 많이 오른 것? 떨어진 것? 잘 모르겠다. 유명인의 트윗 하나에 두 배, 세 배도 되는 것이 지금의 코인 생태계이다. 이런 상황에서 언제나 통하는 좋은 코인의 기준을 정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리고 가장 역사가 긴 코인인 비트코인조차도 역사가 15년도 채 되지 않기 때문에 이 암호화폐라는 자산군이 미래에도 꾸준히 우상향 할 수 있을지, 우상향은 커녕 아예 루나처럼 가치가 바닥을 치지는 않을지 그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인은 매우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다. 직접 계산해 보지는 않았지만 기존의 자산 배분이나 포트폴리오 전략들과의 상관관계가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되어 포트폴리오에 다양성을 한 스푼 더 추가할 수 있고, 아직까지도 매우 비이성적인 시장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조금만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위험에 비해 보상이 매우 크다.

사진 출처 : 쿠팡플레이 SNL KOREA

   정치적으로는 이 사람을 잘 모르지만 나는 이 인터뷰를 보고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코인에 휘둘려서 아무 일에도 의욕이 안 생기고 밤에는 속이 쓰려서 잠에 들지 못하는 일상에 지쳤었기 때문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 어떻게 좋은 코인과 미래의 불확실성을 해결할 수 있을까.

좋은 투자 방법, 좋은 코인들

   가장 객관적인 기준은 무엇일까. 나의 대답은 가격과 거래량이다. 모든 코인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며, 다른 자산군들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절대 기준이다. 가격 요소를 통해 래리 윌리엄스의 변동성 돌파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변동성 돌파 전략은 전일 변동성에 비하여 오늘 가격이 오른 정도를 보고 매수 의사를 결정하는 전략인데, 자세한 사항은 래리 윌리엄스의 책이나 강환국, systrader79의 책 ‘가상화폐 투자 마법공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떻게 : 변동성 돌파 전략

 

   ‘어떻게’가 해결되었다면 다음은 ‘무엇을'이다. 어떤 코인에 변동성 돌파 전략을 사용해야 할까. 강환국의 책이나 위키독스 조대표의 파이썬을 이용한 비트코인 자동매매나 조코딩의 유튜브에서는 매매할 코인을 직접 정해서 전략을 사용한다. 하지만 유명한 코인만 하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더 좋은 코드와 색다른 방법으로 자동매매를 하고 있어 좋은 수익률을 내기 힘들다. 더구나 코인 시장은 중소(?) 코인의 수익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렇다고 해서 유망한 코인을 직접 골라서 투자하기에도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고 무엇보다 내 안목을 믿을 수 없다. 그래서 위에서 밝혔듯, 나는 거래량을 기준으로 코인을 선별한다. 거래량을 기준으로 코인을 선별할 때 좋은 점은 사람의 판단 개입이 최소화된다는 것과, 추가로 시간이 들지 않는다는 것, 거래량이 높은 코인들이 변동성이 높다는 것(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그럴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슬리피지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슬리피지는 백테스트 때는 나타나지 않는 자동매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데, 만약 시가에 사서 12시간 후에 판다는 전략을 만들어서 백테스트를 했을 경우에는 시가 백만 원에 정확히 10억 어치를 사서 12시간 후에 2백만 원에 파는 것으로 계산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ask/bid 시스템에 따른 주문 가능 가격, 그리고 그 가격에 달려있는 주문 누적액이 있다. 그렇기에 10억어치를 시장가로 한 주문에 처리하려면 백만 원 부터 체결되기 시작해서 아마 마지막으로 체결되는 가격은 150만 원 이상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본인은 이 시스템을 역이용해서 인기가 없는 거래소에서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매도, 터무니없는 가격에 매수 주문을 하는 강태공 전략을 사용해서 용돈을 벌어 사용한 적이 있다. 거래량이 높으면 하나의 가격이 품고 있는 주문 누적액 역시 크다. 따라서 150만 원까지 올라갈 것을 101만 원에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거래량을 기준으로 수십 개의 코인을 선별해서 동시에 투자한다면 하나의 코인에 투자하는 돈은 더욱 낮아져 슬리피지는 더욱 내려간다.

무엇을 : 거래량 상위 10~20% 코인들

 

   결론적으로 나는 거래량 상위 10~20%의 코인을 변동성 돌파 전략을 통해 투자한다. 디테일로 들어가면 시가의 기준 시간, 이동평균선 기준일, 변동성 돌파 조절 전략 k 값 등 수많은 팩터를 조정해야 하지만 크게 보면 그렇다. 그 결과 전체 코인이 약 30% 이상 떨어진 지난 폭락장을 mdd 낮은 일의 자리로 버틸 수 있었다.(사실 폭락한 날로만 치면 0%이다.) 만약 코인 쪽에서 커리어를 쌓을 계획이 없다면 굳이 정성스럽게 조사해서 투자하는 것보다 자동매매를 고민해 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